2021년 수학능력시험일 아침입니다
미운 일곱 살의 기억
김리움
큰 대문 밀고 들어서면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마주 보고 있었지
두 나뭇가지 사이에 빨랫줄에는
땅끝을 닿을 듯 말 듯
풀 먹인 홑청이 울고 있었어
바람이 불었고
빨랫줄이 휘청거렸어
걸쳐놓은 홑청은 바스락거리고
받쳐 놓은 바지랑대 끝에서
잠자리가 떨고 있는데 말이야
엄마 눈을 마주친 아이는
책보 冊褓 안을 뒤적뒤적 하더니
백로지 白露紙 한 장 꺼내 들고 쭈뼛거리고 있었어
빳빳이 마른 홑청 보다 더 팽팽한 긴장감
손 때묻은 오십 점짜리 시험지 말이야
2021 수능일 아침에
수능시험을 치는 수험생들은 12월 3일 당일 모두 8시 10분까지는 입실을 마쳤습니다
밤새 방역한 교실에서 금가루 은가루를 쏟아내어 불빛이 푸른 운동장에 소복하게 쌓였는데 수능날 아침 8시
학교 앞은 다른 해 보다 스산하다
몇 해전 교문에서 내 손을 놓고 시험장을 향해 걸어가던 내 아이가 다시 뛰어오더니 엄마 나 떨려요..라고 했다
그날 모습이 스친다
엄마 나 떨려요!
덥석 꽉 안아주었다
함께 서있던 아저씨들이 파이팅을 외쳐주셨다
자신 있게
수능 파이팅! 이라고!!!
잘 보라는 말보다 문제없이 무사히 잘 끝내거라라고
필자는 오늘 새벽, 멀리서 아이들의 발걸음을 보며 속닥인다
애썼다 아이들아, 수능 끝나면 학창 시절도 끝이란다
준비와 기다림은 12년 만의 다 이워진다 딱 하루 오늘이다
첫산을 넘어야 하는 오늘 수능 아이들에게 반드시 , 무사히 , 잘, 보라는 말과 마친 후 집으로 꼭 귀가 하라는 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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