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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맨의 복지칼럼

기사입력 2021.08.3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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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니스트: 한 승 훈/복지활동가

     

     *심장마비로 죽은 어머니를 차마 보내기가 힘들어 냉동을 선택했다.

    *장애를 앓다가 죽은 자식. 의학이 발전될 미래를 기대하며 냉동캡슐에 보관했다.

    *너무나도 사랑하는 배우자를 보내야만 하는 단장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여 냉동을 하였다.

     

      이러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마음은 너무나도 간절하다. 며칠 전 지인들과의 저녁자리에서 냉동인간에 대한 내용으로 꽤 긴 시간에 걸쳐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과연 장기간 냉동됐던 인간의 몸이 해동되어 다시 살아날 수 있냐는 것에 대한 의문점과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하여 자신이 아는 한 모든 것들을 쏟아냈던 것 같다.

     

      의학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발전한다. 인체의 병든 장기를 고치고, 신체적, 정신적 장애의 원인을 파악하여 예방하고 고치고 생명 연장의 길도 점점 알아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냉동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검색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오늘은 냉동인간이 1-200년 지난 후에 해동되어 멀쩡하게 살아난 사람의 개인적인 삶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나름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

     

      해동된 인간의 현실적인 삶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백 년 전이나 이백년 전에 자신의 의지가 아닌 가족에 의해서 냉동되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냐는 것이다. 이미 시간은 너무나도 많이 흘러버렸고, 아는 사람도 없고, 후손이라고 찾아도 누가 반기겠는가 말이다. 그저 세상물정 전혀 모르는 저능한 사람으로 살 게 될 것임이 틀림없다. 국가와 사회가 관리해야만 할 또 다른 부류가 생겨나는 것이다. 거꾸로 한번 생각해보자! 오늘 갑자기 아주 오래 전의 우리선조가 우리 앞에 살아서 나타났다고 생각해보라! 이 무슨 맑은 하늘에 날벼락 같은 얘긴가 말이다. 상상만 하더라도 너무 힘든 일이라고 본다.

     

      두뇌만을 냉동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신체는 미래의학을 통해 다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그 뇌에 가득 들어있는 소양과 지식이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도 통하겠는가? 어떤 것은 무한한 발전을 이루겠고, 또 어떤 분야는 실패를 통해서 사라졌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 뇌를 냉동하고자 하는 행동에 대하여 이렇게 유추한다. 자기 자신이 원했다면 교만이고, 가족이나 타인이 원했다면 계산착오이다. 세상은 가만히 멈춰있을 수가 없지 않은가.

     

     

      현재 인체를 냉동캡슐에 보관하는 업체는 우리나라의 크리오아시아(러시아 업체 크리오러스 국내법인)와 미국과 러시아 등 4-5개가 된다고 한다. 그 것에 대해 필자는 결론적으로 말하길 냉동인간이라는 이론과 그를 배경으로 하여 상품으로 탄생된 자체는 해당기업의 고도의 상술이 아니냐 하는 의심을 품어본다. 인간의 감성을 이용한 돈벌이일 뿐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미 전 세계에 3천여 명의 사람이 냉동보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냉동인간의 부활은 볼 수나 있을까? 사람들의 추측보다 훨씬 빨리 볼 수 있는 가능성도 물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모르는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을 자각했으면 한다. 1-2억 원이나 되는 커다란 비용을 들이고, 게다가 본인도 1-2백년을 못살면서 가족을 냉동시켜서 다시 재회할 수 있다는 희망고문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물론 기호의 차이로 보라고 한다면 이해는 할 수 있다. 매장을 하든, 화장을 하든, 수목장을 하든 개인의 기호인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장례와는 다른 얘기이지 않은가.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차라리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를 기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시각장애인에게 각막을, 신장장애인에게 콩팥을, 간암환자에게 간을 제공하는 등등의 일이다. 물론 기증된 장기들이 사용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제반조건들이 있긴 하겠지만 의미 있는 일들이 모여서 가치를 창출하듯 장기기증이야 말로 생명연장의 길이고, 영생과도 같은 무한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망각이 없다면 인간은 넘쳐나는 기억 때문에 살 수 없듯, 모든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삶이 소중한 이유는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2021. 0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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